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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 속물
장하준 (2010).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김희정, 안세민 역). 서울: 부키. 인간의 욕심은 인간을 진보시키는 힘일까? 욕심이라는 감정은 인간의 행동을 이끄는 동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과연 어느 한도까지가 인간이 이용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범위일까?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며 우리사회의 실상을 접해갈수록 세상이 어딘가 뭔가 잘못된 거 같다는 느낌은 확신에 가까워져 간다. 하지만 자본주의라는, 우리사회의 철학이자 세계관은 바로 인간의 그 이기심 덕분에 시장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정말 그럴까? 이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그러한 물음에, 지금의 자본주의가 과연 제대로 된 것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한 듯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딱히 결론이라는 게 없는 구조기는..
무라카미 하루키 (2009-2010). 1Q84 (양윤옥 역). 파주: 문학동네. 이래저래 오랜만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2010년에 샀던 책을 4년이나 지난 이제서야 다 읽다니. 하루키 이야기가 가져다 주는 어떤 향수만큼이나 멀게 느껴지는 시간이다. 사실 하루키 이야기는 나한테 어떤 메시지나 서사 이전에 일종의 정서나 분위기로 다가온다. 문학의 함의 따위는 물론 지금도 알지 못하지만, 유행에 편승하는 기분으로 아무 생각 없이 하루키 책을 들고 다녔던 대학시절의 날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특별히 문학에 심취하지도 않았으면서도 괜히 팔자 좋게 수업시간에 펼쳐놓고 있었던 하루키의 책과 이야기가, 나한테는 잊고 있었던 계절을 환기시켜주는 공기의 냄새 같은 것이었다. 하루키의 거의 모든 글들을 읽었던 것 같은데..
군도: 민란의 시대 / 감독: 윤종빈 / 국내개봉: 2014 자신이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있는 선택을 할 줄 아는 것은 절대 쉬운 것이 아니지만 또 분명히 중요한 능력이다. 그리고 아무리 비범한 능력과 재능을 가진 이라고 해도 항상 그것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슈퍼맨도 클립토나이트 앞에선 전혀 슈퍼하지 않고, 배트맨도 금융위기가 확대된다면 일개 불면증환자일 뿐이다. 자, 그리고 여기까지가 내가 이 영화에 가졌던 기대감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이자, 합리화 혹은 자기최면이다. 나는 여지껏 (이하 )의 윤종빈 감독이 인물과 인물 사이의 긴장 관계를 잘 다루는 감독이라고 알고 있었다. 에서 최민식이 현란한 발차기를 구사해서 재미를 느꼈던 것은 아니지..
박흥용 (2002),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서울: 바다그림판 은 조선시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전후하여, 피 끓는 서출 한견주가 맹인검객 황정학을 만나 무인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영화는 이미 본 적이 있지만 원작은 소문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만화 그리기를 꿈꾸었던 친구 녀석의 강력한 추천으로 얼마전에 드디어 원작을 보게 되었다. 이 작품은 만화 좀 봤다 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레전드로 손꼽히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영화로는 알다시피 그닥 좋은 평을 듣지 못했다. 나 역시 영화는 어딘가 뒤가 찜찜한 느낌으로 봤던 기억이 있었던 지라, 이번에 원작을 읽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영화와 비교를 하면서 읽게 되었다. 우선 주인공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영화는 황정..
객관적 결과로서의 실패를 마주하는 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유를 가지고 있던 간에 거의 무조건적으로 불쾌한 일이다. 즉, 더러운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런 더러운 기분은 가뜩이나 미미한 나의 생산성을 완벽히 제로에 가까운 상태로 한동안 떨어뜨려 놓기까지 한다.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도 실패를 통해 배우라고 떠드는 것일 게다. 분명히 그렇다. 실패를 통해 가장 즉각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일단 무력감, 자괴감, 패배감 등등의 더러운 기분들이다. 나의 공과를 냉정히 분석하고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겸허히 스스로를 다잡는 일은, 어지간히 독한 인간이 아닌 다음에야 자발적으로 이루기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이다. 게다가 실패는 그를 통해 느끼는 더러운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