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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 속물
제2전시실: 또 다른 낯선 만남 2전시실과 3전시실은 일제강점기를 다룬 1전시실에 이어서 미군이 공원부지에 캠프 하야리아를 건설하고 주둔했던 1945년에서 2006년까지의 시기를 다룬다. 그 중에서 2전시실의 전시는 하야리아 부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전시실과의 차이는 공간의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밝아졌다는 점이다. 공간의 주조색도 브라운계열에서 에메랄드계열로 바뀌었고 조도도 밝아졌다. 재미있는 점은 전시의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이나 메시지 자체의 뉘앙스도 함께 밝아진다는 점이다. 공원부지로 대상을 한정시켜서 접근했을 때, 일본이나 미국이나 점유의 주체가 외세라는 것은 변함이 없음에도 미국을 우방으로 인식하는 성향을 2전시실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전시실의 이름이 1전시실에서는 ‘잃어버린’이라는 단어..
부산시민공원 역사관 홈페이지 - http://history.citizenpark.or.kr/history/Main.do 지난 2014년 5월 개장한지 한달 만에 160만명이 다녀가고, 개장 10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기록한 문화시설이 있다. 바로 부산시민공원이다. 총 면적 473,279㎡의 이 공원은 350만 부산시민들로부터 그야말로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현 공원부지 일대는 1910년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해서, 1945년 일제의 항복선언 이후 미군이 주둔하여 2006년 부지가 폐쇄되고 2014년 시민공원으로 개장하여 다시 부산시민의 품에 돌아갈 때까지 약 100여 년의 시간을 외세에 의해 점령당한, 대한민국과 부산의 근현대사의 질곡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이다. 거시적 역사와 개인들의 미..
3F. 오사카항의 번영 4층에서 3층으로 내려오면,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가다 보면 오사카까지 가겠네라는 느낌으로, 오사카의 항구와 그 발달사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쩌면 전시의 명확한 내러티브를 잡아낼 수 없는 게, 꼭 내가 외국인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슬슬 들기 시작한다. 참고로 4개의 전시층은 위에서부터 동선순으로 각각 '바다가 이어주는 세계문화', '오사카항의 번영', '배', 그리고 '바다로의 초대'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오사카항의 건설과 발전에 대한 전시는 여전히 일어 일색이었지만, 그럼에도 전시의 연출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일본 특유의 정교함이 살아있는 디오라마 덕분에, 나처럼 일어를 이해할 수 없는 관람객도 충분히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전시실 ..
빌 브라이슨 (2003)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이덕환 역). 서울: 까치글방. 일단, 무엇보다도 약간의 지적 허영과 의무감에 의한 독서라는 게 얼마나 인간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깨우치게 해 준 점에 대해서 이 책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아아, 정말이지 전공수업 시간에 쓰는 개론서도 아닌 보통의 책 한 권을 읽는 게 이렇게 많은 도전과 끈기,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는 게 새삼 신기하면서도 징글징글하다. 1년 반 정도 걸렸던 것 같다. 폈다가 채 몇 페이지를 못 읽고 덮었다가 한참 후에 또 혹시 하는 마음으로 펼쳐서 다시 좌절을 경험하는 패턴이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끝이 있듯이, 이 책에도 마지막 페이지라는 게 있었다. 정말 마지막 페이지를 읽은 후에는 책을 집어 던져버리고 싶었다. 당시..
여행을 갈 만한 짬이 생겼다. 주변의 아이들도 이미 일찍부터 세워 놓은 각자의 계획들을 따라서 여기저기로 떠났다. 다들 부지런히도. 그런데 나는 영 어딘가로 떠나는 게 쉽지가 않다. 기본적으로 스스로가 그리 호기심이 많은 인간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은 조금 여러모로 아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가고 싶은 곳이 없다. 이쁘디 이쁜 이국의 마을들을 두 눈에 담을 절호의 기회라는 건 잘 알고 있다만, 딱히 어딘가로 가고 싶다는 마음은 도통 들지가 않는다. 어딘가 혹은 무언가를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들 만큼의 기본적 지식이 없어서 그런 거려나? 글쎄, 모르겠다. 한편으론 웃긴 일이다. 여기에 있기 싫다는, 어린애 투정 같은 마음 하나로 대책 없이 이역만리에 와있는 주제에 딱히 가고 싶은 데는 없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