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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 속물
뭔가 긴장감은 빠져 있었지만 어쨌든 야근이라는 이름에 한 일주일 늘어져 있다보니 왠지 모르게 뛰고 싶어졌다. 11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왔음에도. 웬 방정인지 강변을 향하는 길에서부터 뛰기 시작했는데 내 몸이 뛰는 것을 원한다는 사실이 어색하기 짝이 없었지만 어쩌다보니 나도 모르게 정말 그렇게 되버린 느낌이랄까... 하여간 그랬다. 한 시간이 넘게 뛰고 (힘들면 당연히 걷고) 집에 들어왔다. 어느샌가 나의 습관, 혹은 마음 어딘가에서 뛰는 것을 욕망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아직 나의 체력은 이 런닝에 준비가 되지 않았다. 뒈지겠다.
증말 더럽게 시간 빠르다. 하루, 하루, 하루. 어느새 30세의 1년도 반이 지났다. 뭐가 남게 되려나?
어려서부터 달리기가 싫었다. 유일하게 하는 걸 좋아하는 스포츠인 농구도 그물을 스치는 공의 소리가 좋았을 뿐이다. 당연히, 달리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 따위는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런 나한테도, 이상하게도 머릿속에 자리잡은 하나의 이미지가 있는데 에서 하지무가 비오는 학교 운동장을 달리던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땀으로 수분을 배출하면 눈물이 나지 않는다는 헛소리가 묘하게 나한테도 설득력을 갖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요즘들어 종종 뛰고 있는 강변이, 꼭 울고 싶은 마음에서 찾은 곳이란 건 아니다. 그렇다고... 견디기 거북할 정도로 답답한 마음이 없었다고도 말하긴 힘들겠지만.
멍청하고 수다스런 놈 하나가 차로 4시간 거리의 다른 동네로 이사 가버렸다. 김니기 시대? 그딴 그지 같은 건 있지도 않았지만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다. 동네친구(차로 30분 거리에 살긴 하지만) 김니기와 함께한 시대가 끝났다는 거. 그동안 온갖 같잖은 설레발과 허영, 수다, 오지랖 등으로 우리를 귀찮게 해왔던 궁상맞은 놈이 스르륵 하고 -혹은 질질 하고- 멀리 가버렸다. 한심한 우리의 청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