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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雜想 : 오늘의 단상 (40)
감상적 속물
흡사 가축 같은 생활을 이어온 지도 어언 반 년이 넘어가고 있다. 반 년이라... 남들은 그 동안에 뭘 해도 했을 시기이다. 막상 이렇게 글자로 마주하니 그동안 뭐했나 하는 위기감이 상당히 드는데, 그동안은 심지어 모종의 위기감 같은 것도 전혀 느끼고 있지 않았던 걸 생각하니 어떤 의미에선 나 스스로가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크게 기죽지 않을만큼 스스로에게 뻔뻔해 졌다는 것도 일종의 성장이라고 생각한다면 뭐, 꼭 허송세월을 보낸 건 아니리라. 하지만 그럼에도... 이젠 뭘 하긴 해야겠다. 최소한 지금보다 조금은 더 재밌게 지내야 하지 않겠는가.
샤워를 하고 선풍기 바람에 머리를 말리다 무심결에 창밖을 올려다 봤다. 아직 채 장마철의 구름으로 가려지지 않은 밤하늘의 빈틈 사이로 어슴프레 새어나온 달빛이 보였다. 왜 일까? 불현듯 20년도 훨씬 전에, 지금 이 곳을 할아버지 집이라고 불렀을 시절 명절 즈음에 봤었던 그 달이 떠올랐다. 분명 그 때는 장마철도 아니었을테고 오늘의 달과는 그 느낌도 사뭇 달랐다. 적어도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참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떠오른 별 의미 없을 그 장면과, 툭하고 그 기억이 건드리고 간 내 맘 한구석의 어떤 자리. 세상 일은 알 수 없다고, 당장 내일 앞 일도, 한 치 앞의 일도 알 수 없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지난 일이라고 해서, 그 기억이 지금쯤 어디에 어떻게 자리하고 있는지 알 수 있..
어느덧 권태에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졌다는 얘기다. 하루를 기록하고 싶어졌다는 건, 여지껏 그래왔듯이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는 시간 속에 있다는 얘기다.이런 상황이 좋은 일인지, 아닌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한 달 여의 시간동안 쉰다는 명목으로 당당히 무위의 시간을 가졌지만 사실, 그 시간은 이전의 내가 얼마만큼 많은 것들을 상실하거나 망각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지금의 시간부터는 부디 내가 잊거나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확인하게 되지 않았으면 한다. 조금 제대로 쉬어볼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