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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 속물

바닷마을 다이어리 /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 국내개봉: 2015 에 이어서 다시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다. 가정을 세 번 꾸린 한 아저씨가 병환으로 죽게 되면서, 오갈 곳이 마땅치 않게 된 두 번째 가정의 딸아이를 첫 번째 가정의 세 딸들이 식구로 받아주어 한 집에서 살아나가는 이야기이다. 한 문장으로 설명하니 왠지 기형적인 상황같지만, 나한테는 또 다시 막연한 동경과 아득한 향수를 일깨우는 이상적인―전형적이진 않지만 더 없이 훌륭한―가정의 모습으로 보였다. 감독 특유의 따뜻한 스타일도 있는 데다, 원작이 만화이기 때문에 말랑말랑한 느낌이 더 많이 묻어난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영화를 본지 2, 3주 정도 됐는데, 내가 이걸 보면서 또 울었는지 안 울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랬던 거..
걸어도 걸어도 /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 국내개봉: 2009 그러고 보니 2008년작이라고 하더라. 괜히 얄궂게도. 감정이나 기억을 건드리는 류의 드라마를 보기가 힘들어진 것도 2008년 정도 부터였던 걸로 기억한다. 덕분에 나는 히어로영화에 열광하는 바람직한 덕후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지만,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어도 한 번 어려워진 건 아직 어려운 채로 남아있다. 간만의 주말이라고 이틀내내 집에서만 뒹굴뒹굴하다보니 권태로움이 괜한 자신감으로 이어졌나보다. 언제 한 번 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던 를 봤다. 그리고 오프닝 타이틀이 등장하기도 전에 눈물을 찔끔 흘려버렸다. 가족이라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보기도 전에, 그 동네의 거리와 육교와 나무그늘, 조용한 여름 소리에 바로 마음이 ..
전문적인 소설가가 아니라 일반인의 처지에서 쓴 소설이 크게 인정받을 때 '키친 테이블 노블'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키친 테이블 노블들의 상당수는 어떤 직업적 전략이나 기획에 의해 쓰여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전적으로 소설을 쓰는 작가 자신만을 위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하더라. 자신밖에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결핍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채워나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그런 점에서, 나는 한동안 전시에 대한 실제적 결핍이 사라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결핍은 그리 채워진 같지 않고 앞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채워질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다른 종류의 미처 생각지 못한 커다란 결핍들까지 새롭게 마..
모든 관계는 낙장불입이라 '우리 예전처럼 다시'는 어떤 경우에도 가능하지 않다는 글을 보았다. 고백 전으로도, 실수 전으로도, 이별 전으로도,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모든 관계 속에서 순간 순간 내가 이 관계에 대해 무엇을 느끼고 어떤 판단을 내리며 어떤 행보를 취할지 집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고.어딘가 이상하고 조금 망가져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진작에 인정했어야 했고,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에게 납득시킬 수 있어야 했다. 항상 다 망쳐버리고 놓치고 잃어버린 다음에사 내가 그걸 망치고 놓치고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당황한다. 결국 또 다시 망치고 놓치고 잃어버리게 되버렸다. 지금의 내가 이전보다 더 이상해지고 망가져 있다는 사실과, 지금까지의 내가 줄곧 아둔했..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났다.늦게 일어나기는 했지만 일어나서도 특별히 할 일은 없었기 때문에 멍하니 있다가 다시 잠을 청했다. 더 이상 잠들 수 없을만큼 자고 난 후에야 무겁게 몸을 일으켜서 어제의 설거지를 하고 지난 겨울의 이불 빨래를 돌렸다. 안 하던 짓에 세탁기도 다소 당황했는지 몇 번의 헹굼과 탈수를 반복한 끝에 이불을 볕에 널 수 있었다.다행인지 아닌지 날씨는 좋았다. 나의 무료한 일상과는 무관하게 화창하고 따뜻한 날이었다. 저녁은 늘 해먹던 예의 파스타를 해먹었다. 에너지를 거의 쓰지 않은 하루라 요리에 쏟을 집중력이 상당히 남아있었던 건지, 익숙하디 익숙한 맛이지만 왠지 조금 맛있다고 느꼈다. 조용히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