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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 속물
Kitchen Table Novel 본문
전문적인 소설가가 아니라 일반인의 처지에서 쓴 소설이 크게 인정받을 때 '키친 테이블 노블'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키친 테이블 노블들의 상당수는 어떤 직업적 전략이나 기획에 의해 쓰여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전적으로 소설을 쓰는 작가 자신만을 위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하더라. 자신밖에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결핍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채워나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한동안 전시에 대한 실제적 결핍이 사라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결핍은 그리 채워진 같지 않고 앞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채워질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다른 종류의 미처 생각지 못한 커다란 결핍들까지 새롭게 마주하게 되면서, 요즘의 나는 그저 너무나도 당혹스럽다.
외면할 수 없는 분명한 결핍을 발견했기 때문에 아마도 나는 다시 작게 꿈틀거리겠지만, 뭐 그렇다. 나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것들을 어떻게 채워나갈 수 있을 지는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게으르게라도 움직여 보려 하는 게 가만히 숨만 쉬는 것보다는 물론 조금 낫겠지만, 날 위해 무엇을 한다는 느낌조차 지금은 이상하게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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