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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 속물
[마스터] 서로 기대야 하는 존재, 인간 본문
The Master /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 2012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고독한 일이다. 고독이라는 표현에서 우습잖은 허세를 들어낸다고 해도 분명히 그것은 외로운 일이다. 매일 같이 웃고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가끔은 정을 통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세련된 방법들을 사용해서 현실을 포장한다고 해도 우리는 분명히 고독한 존재다.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겠느냐' 라는 닳아빠진 관계에 대한 명언을 들추지 않더라도.
프레디 퀠이라는 남자가 있다. 그는 2차대전 참전 해군이며 알콜중독을 겪고 있다. 불우한 성장환경에 전쟁 트라우마까지 겹치며 이 남자는 종전 후의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사회성을 키워나가게 된다. 그리고 또 다른 남자, 마스터라 불리는 이 남자는 훌륭한 매너와 카리스마를 지닌 유사최면술 연구자이다. 우연한 계기로 이들, 내일이 보이지 않는 남자와 하루 하루를 완벽하게 컨트롤 하는 듯 보이는 남자가 만난다. 가족, 부, 명예, 능력까지 모두 가진 쪽과 가진 것이라고는 반사회성과 충동성 밖에 없는 쪽. 이 대조적인 양자간의 관계는 호의라는 이름과 이용이라는 실체를 통해서 일방적으로 흐르게 된다. 베푸는 쪽과 받는 쪽, 이끄는 쪽과 따르는 쪽으로. 하지만 재미있게도 이 양자간의 관계는 점점 그 방향과 실체가 모호해지는 쪽으로 흘러간다. 인간상의 극단과 같이 비춰졌던 두 사람이지만, 사실은 묘하게 닮아있었다는 것. 지독히도 외로웠고 미칠 듯한 하루하루를 맞이하고 있었다는 것.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것은 서로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들의 관계에 대한 진실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마스터가 마지막에 프레디를 다시 불렀던 이유인, 환자를 완전히 구제하는 일은 마스터 자신을 구원하는 일을 가리킨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지만, 사람 사이의 일들은 특히라고 해도 좋을만큼 왠지 더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타인과 소통하는 것이 아무리 지난하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해도, 인간은 소통해야 한다. 아니, 당장의 소통에 대한 성패는 차치하더라도 우선은 서로 기대야 하는 존재인 듯하다. 인간은 외롭고 불완전한 존재이니까. 서로 기대지 않으면 제대로 서지 못하는 존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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