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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 속물
[28] 무간지옥은 모르겠고, 강아지. 강아지!!! 본문
정유정(2013). 28. 은행나무.
가상의 도시 화양에서 28일 간 펼쳐지는 인수 전염병 확산기와 그 속에서 얽히고 섥히는 사람들, 그리고 개들의 이야기인 <28>은 글쎄... '무간지옥과 같은 상황에서의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런데 한 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고 삶의 모습이겠지만, 장르문학이 결론과 주제의식도 하나로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것 마저도 삶의 모습이라고 받아들이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장르'라는 틀에 너무 갇혀서 책을 접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수 많은 등장인물들과 사건, 이야기들이 한 데 모여서 이뤄내는 큰 그림은 책장을 덮는 순간에도 어떠한 색채를 띠지 않았다. 개인들의 작은 이야기들이 서로 교차하며 직조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이고, 확실한 주제의식이나 결론 대신 삶과 사회의 모습 자체를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책에서 보여준 '모든 것이 파괴되는 시간'의 이야기가 너무나 특수했고 그 이후의 이야기는 또 너무나 허무하다. 그저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이다. 난해하고 애매하기 그지 없는 '구원'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평론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여기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뭐, 이 책을 장르문학으로 한정지어 생각했을 때 이야기의 재미 자체는 부정할 수가 없으니 그냥 그대로 재미만 있으면 장땡아이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 개개인의 에피소드라든지 부분 부분의 묘사라든지 하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특히 링고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서술한 부분이라든지, 주인공과 교감하는 개들을 묘사한 부분에서는 꼭 내눈을 바라보고 있는 녀석들이 그려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편의에 따라 관계를 져버리지 않겠다는 맹세'라고 한 부분 또한 인상깊게 남아있다. 아마 때마침 우리 집에 기생(?)하고 있었던 '일용이'와 책 속의 개들이 대응되면서 묘한 공감의 장치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분명히 눈에 거슬리는 아쉬운 부분들이 있지만, 동시에 외면할 수 없는 강력한 장점을 갖추고 있는 책이다. 쓸 데 없는(?) 생각하지 말고 이야기에만 집중해서 책장을 넘긴다면 충분히 즐거운 독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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