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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 속물
[퍼시픽 림] 짱. 본문
Pacific Rim /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 2013
<퍼시픽 림>에 등장하는 로봇이 전혀 새로운 종류의 로봇은 아니다. 이미 애니를 통해 무수한 로봇들을 접해온 오덕 사람이라면, 로봇을 조종하는 방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대충 알고 있을테고. 또 로봇의 크기가 빌딩만 한 게 아니라 행성만 하다고 할 지라도 그것들이 그닥 놀랍게 느껴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애니가 아니라 영화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리고 실제로 <퍼시픽 림>에서는 꽤 굉장한 장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촬영환경이나 컨텐츠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하지만, 영화라는 매체는 기본적으로 실재를 담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만화처럼 각 상황에서의 요소들을 생략하거나 배재하기가 어렵다. 이건 지난 번 <맨 오브 스틸>을 보면서 느꼈던 부분이기도 한데, 영화에서 끌어나가는 설정과 어긋나거나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눈에 보이면 전체이야기에 대한 몰입도도 같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무리 매력적인 컨텐츠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영화화하는 것은 난이도의 차원이 달라지는 작업이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똑같이 도심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시가전이라고 해도, 인간사회에서 초인으로서의 역할에 고뇌하던 슈퍼맨이 자신의 양어머니 신변에 가해진 위협(나중에 보면 분명 멀쩡하다)에 이성을 잃고 주유소 터뜨리고 (발전소로 보이는) 건물들 파괴하는 장면을 보면 뭔가 찝찝한 느낌이 든다. '대체 이 놈 뭐하자는 건가... 슈퍼맨이 능력만 슈퍼인 거지 실은 그냥 성격파탄인 몬스터인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퍼시픽 림>에서의 무지 막지한 전투신들에서는 오버스케일의 액션들이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분명 구체적이고 압도적인 장면들이지만 그것이 나름 납득할 만한 설정 하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많은 블록버스터(혹은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SF)에서 봐왔던 괜한 디테일이나 클리셰에 매몰되지 않고 컴팩트한 설정과 스토리로 충실하게 본론을 이끌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로서의 미덕이, 초 거대 로봇의 사이즈에 관객들이 마음껏 전율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주요한 요소라고 본다. 스크린에서 (여러 의미로) 이런 로봇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암튼 다 필요없다. 당신이 한 때 잠시라도 로봇을 동경했던 소년이었다면 이건 꼭 봐야 한다.
아, 됐고. 남자든 여자든 닥치고 봐라. 두 번, 세 번 봐라.
요즘들어 꽤 흡인력있는 블록버스터들이 심심찮게 계속 나오고 있다. 그저 감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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