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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 속물
[걸어도 걸어도] 가족이라는 감각에 대한 향수 본문
걸어도 걸어도 /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 국내개봉: 2009
그러고 보니 2008년작이라고 하더라. 괜히 얄궂게도.
감정이나 기억을 건드리는 류의 드라마를 보기가 힘들어진 것도 2008년 정도 부터였던 걸로 기억한다. 덕분에 나는 히어로영화에 열광하는 바람직한 덕후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지만,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어도 한 번 어려워진 건 아직 어려운 채로 남아있다.
간만의 주말이라고 이틀내내 집에서만 뒹굴뒹굴하다보니 권태로움이 괜한 자신감으로 이어졌나보다. 언제 한 번 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던 <걸어도 걸어도>를 봤다. 그리고 오프닝 타이틀이 등장하기도 전에 눈물을 찔끔 흘려버렸다.
가족이라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보기도 전에, 그 동네의 거리와 육교와 나무그늘, 조용한 여름 소리에 바로 마음이 흔들렸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오래된 마루 냄새가 전해지는 것 같은 그 집과 그 곳에서의 관계, 그 따뜻하고 아릿한 피로감으로부터 내가 너무 아득하게 멀어져버렸다는 느낌에 조금씩 서글퍼졌다.
세상에 마냥 아름답기만한 완전무결한 존재는 없고, 당연히 그런 존재와 존재 간의 관계 또한 아무리 그게 가족이고 사랑이라고 포장해도 추하고 불완전한 일면들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관계에서 멀어질 수록 고통과 갈등의 소지는 줄어든다고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지금 별다른 갈등없이 하루하루 안온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왜, 그 가족이라는 감각이 불현듯 떠오르는 게 눈물을 동반하는 일이 되어야 했는지, 아직도 몇 번이나 긴 한숨을 내쉬게 만드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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