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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想 : 오늘의 단상

사랑니

blueturtle46 2011. 8. 10. 21:42
사랑니라는 게 언젠가부터 조그맣게 입 속에서 느껴졌다.

아프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빼야 하겠지만 아직은 괜찮을 거라 생각하면서 차일피일 결단(!)을 미뤄왔는데,

그 결단의 순간이 엉겁결에 찾아와버렸다.

분명히 내발로 찾아간 치과였지만 어디까지나 즉흥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심사숙고였든 즉흥이었든 나의 사랑니는 수술판정을 받았고,

담담하면서도 왠지 무기력하게 뽑혀 나갔다.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이 될 줄은 몰랐고

아플거란 건 알았지만 이런 느낌이 될 거란 것도 몰랐다.

이렇게 사랑이(齒), 안녕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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