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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 뱃머리를 오사카로 향하라! 본문
2011년 여름 휴가를 활용하여, 아주 충동적으로 계획한 해외여행. 나는 너무나 지쳤고... 반복되는 일상속에 목표를 찾지 못했으며... 이런 중2병 스러운 마음가짐으로 가득찬 상태였기 때문에 확실히 분위기 전환 같은 게 필요한 때이긴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좀 웃기지만 평생 내가 앉은 이 자리에서, 이 사무실 이 책상에서 평생 떠나지 못하고 정체되는 건 아닐까 하는 다소 편집증적인 생각에도 잠시 발을 담궈놓고 있던 상황이었던 듯하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계획한 해외여행. 나는 분명히 지금의 상황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고 싶었다. 그래봤자 닷새짜리 휴가였지만,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자랑스런 백수가 되버린 지금의 처지를 생각하면 결국 이게 원흉이었다.
이리저리 급하게 알아본 결과, 나의 예산과 시간으로 갈 수 있는 데는 몇 군데 없었고 갈 방법도 몇 가지 없었다. 고맙게도 초성수기인 8월 초가 휴가인 주제에, 며칠전에 휴가 스케쥴이 확정된 관계로 필사적인 태도로 여행플랜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찾아 낸 것이 요것. 오사카-부산 페리. 왜 하필 여행지가 오사카 였느냐도 대충 페리 노선에 따라 자연스레 결정된 것이었다. 아, 물론 이 배는 아니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부터 신나서 보이는대로 찍어 재낀 것들 중 하나.
내가 탄 배는 이것. 크고 아름다운 팬스타 드림호.
부산시민 주제에 쪽팔리게 하역시설보고도 흥분해서 막 찍어 재꼈다.
선내로 들어와서도 막... 말 그대로 막 찍었군. 선내 로비다.
나름 피아노도 있고 공연도 한 번 보여줬던 것 같다. 여튼, 선내다.
대충 짐을 선실? 객실? 에 부려놓고 바로 갑판에 쫒아 올라왔다. 두 말 할 거 없이 지금은 흥분상태.
부두도 멋지고.
떠나온 나의 도시, 부산 땅도 멋지고.
왠지 관광객들도 멋지다.
그렇게 별 게 별 게 다 멋져 보이고, 하나 하나가 다 그림이다.
다시 보면 보잘 것 없는 물살도 어딘지 모르게 보석처럼 보이는 것이 바로 여행의 흥분.
흔한 방파제... 치곤 꽤 수심이 깊어보이는 데 까지 뻗어나온 듯 하지만
여튼 이런 녀석까지도 새롭게 보이는 출항의 풍경이었다.
그렇게, 일상에선 만나지 못했던 하늘과 바다에 취해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다보면
와아, 오륙도다아~ 오륙도에... 아파트다... 와아~ 하는 순간도 지나가고
밤이 온다!!!
밤!!!
예전에 타이타닉이 흥행몰이를 하던 당시에는 배를 탈 일이 없어서 딱히 직접적으로 비교할 순 없겠지만, 바다 여행에 대한 어떤 낭만 혹은 환상을 갖고 있다면 부산-오사카 페리 여행은 괜찮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거다. 하늘과 맞닿은 바다의 풍경과, 바다 내음 가득한 시원한 바람은 일상에서 절대 느끼지 못할 어떤 설레임과 흥분을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의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나 낭만보다 여행의 목적지에 조금 더 촛점을 맞추는 부류라고 한다면 부산-오사카 페리는 절대 타지 말아야 할 것 중에 하나다. 왜냐? 장장 편도 19시간의 여정이기 때문이다. 망할 남미를 가는 것도 아니고, 부산에서 일본으로 가는 게 19시간이나... 여행 계획을 짬에 있어서 어지간한 부지런함과 창의력이 동반되지 않은 다음에야 가는 교통편과 오는 교통편을 다르게 계획하는 경우는 드물텐데, 그렇게 되면 왕복 38시간이다. 38시간!!! ㅆㅂ!!! 휴가의 절반이 걍 배 위에서 사라졌다고!!!
물론 이런 긴 여정의 무료함을 달래줄 프로그램과 휴게시설들이 비교적 잘 마련되어 있기는 하다. 어찌됐든 그 때의 난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나의 인내심에 대한 고려도 충분치 않았었다. 그렇게 여행의 첫 날은 생각보다는 다소 길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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